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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륵, 배고프다” 그 판단이 식욕을 키울까? 자기 배 소리로 착각한 사람들 50% 더 먹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면 정말 배가 고픈 걸까요? 130명을 대상으로 한 새 실험은 몸의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배고픔과 음식 섭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직장인이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를 배고픔으로 해석하고 음식 선택을 떠올리는 일러스트

핵심부터: 꼬르륵 소리를 자기 배에서 난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은 다른 참가자보다 더 배고프다고 느꼈고 음식도 약 50% 더 먹었습니다. 마지막 식사 시점은 비슷했습니다. 몸의 신호 자체뿐 아니라 그 신호를 어떻게 해석했는지가 식욕에 영향을 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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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꼬르륵.”

이 소리가 들리면 머릿속에서는 거의 자동으로 다음 문장이 이어집니다.

“아, 배고프다.”

점심시간이 가까웠다면 메뉴를 떠올리고, 오후 4시라면 서랍 속 과자로 손이 저절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우리는 정말 배가 고파서 꼬르륵 소리를 듣는 걸까요? 아니면 꼬르륵 소리를 들은 뒤 “이건 배고프다는 신호야”라고 해석하기 때문에 배고픔이 더 커지는 걸까요?

2026년 8월 학술지 Appetite에 정식 수록된 연구가 이 묘한 질문을 실험실로 가져왔습니다. 참가자는 130명. 연구진은 실제 배고픔을 만드는 대신 사람들에게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 봤습니다.

꼬르륵 소리는 배고픔의 전부일까?

우리 몸에서는 끊임없이 여러 신호가 올라옵니다. 심장이 뛰고, 배가 움직이고, 속이 비어 있는 느낌이 들고, 때로는 장에서 소리도 납니다.

이처럼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는 감각을 연구에서는 ‘내장감각(interoception)’이라고 부릅니다.

흔히 꼬르륵 소리가 나면 배고픔이 생겼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이 궁금했던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소리 자체보다, 그 소리에 우리가 붙인 의미가 식욕을 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130명에게 들려준 ‘수상한 꼬르륵’

참가자들은 실험 중 두 종류 가운데 하나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위장이 꼬르륵거리는 것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고, 비교 집단에는 전기 장치가 지직거리는 듯한 통제 소리가 들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음식과 관계없는 사진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그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 것처럼 느껴지는지도 판단했습니다. 컴퓨터에서 나는 것 같은지, 잘 모르겠는지, 아니면 자기 몸에서 나는 것 같은지를 고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준비돼 있었습니다. 여기서 연구진이 찾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꼬르륵 소리를 듣고 “이거, 내 배에서 난 소리 같은데?”라고 느낀 사람들입니다.

자기 배라고 착각한 사람들은 실제로 더 먹었다

꼬르륵 소리를 자신의 배에서 난 것으로 잘못 느낀 사람들은 그런 착각을 하지 않은 사람이나 통제 소리를 들은 사람보다 스스로 더 배고프다고 보고했습니다.

느낌만 달라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집단은 비교 집단보다 약 50% 더 많은 음식을 섭취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원래 더 배고픈 사람들이 우연히 그 소리를 자기 배 소리라고 느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결과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먹은 시간에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마지막으로 언제 음식을 먹었는지도 비교했습니다. 그런데 꼬르륵 소리를 자기 몸에서 난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과 다른 참가자 사이에서 마지막 식사 시점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단순히 “오래 굶었다, 그래서 많이 먹었다”라는 설명만으로 결과를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연구진은 몸의 신호가 행동에 영향을 주는 과정에서 그 신호를 무엇이라고 해석하는가가 역할을 할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평소부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면 배고픈 것이다”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번 실험의 착각도 더 쉽게 나타났습니다. 평소 익숙하게 사용하던 꼬르륵 → 배고픔 연결이 실제 배고픔 경험까지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꼬르륵은 ‘가짜 배고픔’이라는 뜻일까?

이번 연구가 “꼬르륵 소리가 나도 먹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꼬르륵 소리는 실제 몸의 여러 생리적 변화와 함께 나타날 수 있고, 배고픔도 한 가지 신호만으로 만들어지는 단순한 현상이 아닙니다.

이번 결과를 흔히 쓰는 ‘가짜 배고픔’이라는 표현 하나로 단정하기보다, 이런 질문으로 읽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내가 느끼는 배고픔에는 몸에서 올라온 신호뿐 아니라, 그 신호를 해석하는 경험도 들어 있을까?”

배고픔을 기록한다면 ‘이유’도 한번 적어보자

식욕을 이해하고 싶다면 무엇을 먹었는지와 함께 한 가지를 더 기록해볼 수 있습니다.

“나는 왜 지금 배고프다고 생각했지?”

배에서 소리가 났는지, 식사 시간이 됐는지, 음식을 봤는지, 냄새를 맡았는지, 습관적으로 간식을 먹던 시간이 됐는지 적어보는 것입니다.

몸은 신호를 보내고 우리는 그 신호를 읽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 ‘읽는 방식’까지 식욕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린다면 무조건 참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신 잠깐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지금 내 몸이 배고픈 걸까, 아니면 나는 이 소리를 배고픔이라고 읽고 있는 걸까?”

기사에서 기록으로

배고픔이 시작된 순간을 기록해보세요

식사 시간, 배에서 난 소리, 음식 냄새, 운동 뒤 허기처럼 그 순간의 조건을 함께 적으면 반복되는 식욕 패턴을 찾기 쉬워집니다.

세 줄로 정리하면

  • 꼬르륵 소리를 자기 배에서 난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은 더 배고프다고 느끼고 음식도 약 50% 더 먹었습니다.
  • 마지막 식사 시점에는 차이가 없어, 소리에 붙인 의미가 식욕과 행동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나타났습니다.
  • 꼬르륵을 무조건 가짜 배고픔으로 단정하기보다, 배고픔이 시작된 상황과 이유를 함께 기록해볼 수 있습니다.

출처와 참고 기준

※ 논문은 2026년 4월 2일 온라인 선공개됐으며, Appetite 223권에 2026년 8월 1일 정식 수록됐습니다. 참가자 130명을 대상으로 한 한 차례의 실험 결과입니다.

※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뉴스 해석과 정보 제공을 위한 참고용이며, 개인의 식욕 원인이나 장기 체중 변화를 판단하는 자료가 아닙니다. 반복적인 폭식이나 식사 조절의 어려움이 일상에 영향을 준다면 전문가의 평가와 상담이 우선될 수 있습니다.